클래식-첫사랑 감성 한 스푼 담은 영화

엄마의 오래된 비밀상자 속의 편지들

지혜는 선배 상민을 짝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친구 수경은 상민에게 고백하려 하고, 글솜씨가 없던 수경은 지혜에게 상민에게 고백할 편지를 대신 써주기를 부탁한다. 지혜가 쓴 편지로 인해 수경과 상민은 사귀게 된다. 지혜는 우울해하며 집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엄마의 과거 연애편지가 담긴 비밀상자를 발견한다. 지혜는 엄마의 비밀상자 속을 들여다보면서 엄마의 과거 연애사를 알게 된다. 때는 68년 여름 방학, 우연히 엄마 주희와 준하는 시골에서 만나게 된다. 주희는 준하에게 귀신의 집에 동행해줄 것을 부탁한다. 귀신의 집에 방문하던 중 소나기가 내려 배가 떠내려가고 두 사람은 오랫동안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둘은 여름 방학 동안의 짧은 만남을 가지고 이름만 알게 된 채 헤어지게 된다. 글 솜씨가 좋았던 준하에게 친구 태수가 국회의원의 딸인 약혼녀에게 편지를 써줄 것을 부탁한다. 준하는 그 약혼녀가 방학 때 우연하게 만났던 주희라는 것을 알게 되며 깜짝 놀란다. 주희를 잊지 못했던 준하는 태수의 이름으로 주희에게 자신의 마음을 꾹꾹 편지에 눌러쓴다. 우연히 만나게 된 준하와 주희는 편지의 주인인 태수 몰래 깊은 사이가 된다. 대필 때문에 친해진 태수에게 준하는 이 사실을 고백하지만 태수는 주희와 준하의 둘의 깊은 사랑을 확인하고 둘의 사이를 허락한다. 누락되어 전달되지 않은 편지로 인해 태수의 집에서 준하와 주희의 만남을 알게 되어 태수의 집에 난리가 난다. 태수는 주희의 만남을 강요하는 강압적인 부모님과 친구의 우정 사이에서 괴로워하다 자살시도를 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

준하는 태수의 자살시도를 알고 주희에게 이별을 고하고 군대에 입대하여 월남 파병을 간다. 파병에 가기 전 주희는 준하를 찾아가서 자신의 목걸이를 준하에게 주며 꼭 살아 돌아오라는 말을 전한다. 전쟁 중 전장에서 눈앞에 떨어진 포탄으로 인해 준하는 시각을 잃게 된다. 몇 년 후 준하와 주희는 카페에서 만나는데 실명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준하는 눈이 보이는 척 연기를 하고 자신이 결혼했다며 주희에게 거짓말을 한다. 주희는 시력을 잃은 준하의 모습을 보며 슬퍼하며 준하의 결혼 소식을 상기시키며 마음 정리를 한다. 몇 년의 시간은 흘러 현실에 수긍한 주희는 태수와 결혼을 하였고 딸 지혜도 낳는다.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던 주희는 준하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게 되고 주희는 준하의 유골을 뿌려진 강가에서 슬퍼한다.

엄마와 딸의 닮은 연애사

주희의 딸 지혜는 편지 대필로 인해 시작하게 된 엄마의 과거 연애사를 자신과 비슷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친구 수경과 사귀는 상민이기에 자신의 마음을 무시하며 상민을 잊으려 노력한다. 그렇게 상민을 정리하던 중, 상민이 가지고 있던 우산을 숨기고 일부러 지혜와 함께 비를 맞았던 이야기를 우연하게 전해 듣고 지혜는 상민에게 그가 행동했던 모습과 똑같이 행동한다. 상민은 비를 맞고 다니는 지혜에게 그 이유를 전해 듣고 지혜에게 예전부터 좋아했던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다. 서로 마음이 이어진 지혜와 상민은 연극 데이트를 하고 준하의 유골이 뿌려진 강가를 걷는다. 강을 따라 걸으며 지혜는 엄마 주희의 러브 스토리를 상민에게 이야기해준다. 준하의 아들이었던 상민은 지혜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고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풀어 지혜에게 걸어준다. 

순수한 사랑의 완성

인터넷 통신과 메신저가 발달된 현재는 우편으로 배달하는 실물 편지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클래식은 첫사랑의 순수하고 애틋한 감성을 60년대 배경 속에 편지라는 고전적인 방법을 통해 잘 표현해냈다. 편지에 여러 번 수정하고 꾹꾹 눌러 마음을 표현한 글들은 편지를 받는 이로 하여금 로맨틱한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그 포인트가 엄마 주희와 준하의 풋풋하고 어설픈 사랑과 어우러져 첫사랑 감수성을 느끼게 한다. 주희의 사랑은 아프게 끝났지만 현실에 수긍하고 다른 이와 결혼해서 딸 지혜를 낳았다. 돌고 돌아 자신의 딸 지혜가 준하의 아들인 성민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맺어지면서 영화의 결말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가끔 채널을 돌리다 클래식을 만나게 된다. 볼 때마다 뭉클한 감정이 들게 한다. 잔잔한 OST를 배경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가슴 절절한 사랑을 표현한 영화 클래식은 시청자로 하여금 감정을 벅차오르게 만들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